중립성이라는 단어에는 두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는 것과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편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과 공정하다는 것이 결코 같은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과학의 영역이 아닌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사회정책과 사회갈등관계에 있어서 기계적인 중립은 애시당초 존재할 수 없는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때로는 한편에 치우치는 것 자체가 공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수천개의 기사가 올라오고, 그만큼의 사람들이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토론을 하는 인터넷이라는 미디어 공간에서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은 아니다. 사람이 할 일을 기계, 혹은 자동화된 기술에 맡긴다고 결코 중립적일 수 없지만 기계는 인격이 없기 때문에 그냥 겉으로 보기에 시비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일 뿐이다. 때문에 중립성에 대한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종 사람의 가치 판단을 배제한 기계적 중립을 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넨세스에 불과하다.

인터넷 자체가 곧 미디어다. 때문에 포털사가 우리는 미디어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말장난일 뿐이다. 뉴스만이 미디어인 것이 아니라 검색도, 블로그도, 카페도, 동영상도, 사진도 모든게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한다.  그것은 곧 뉴스라고 하는 것이 전통 미디어기업이 제공하는 기사에만 한정할 수 없듯이 말이다.

미디어에 중립성이라는 단어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중립적인 것이 곧 공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립적이기 때문에 공정하다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공정하다는 것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그래도 변하지 않는 의미는 '올바르다'는 의미이다. 올바르다는 것은 결국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판단내려지는 것이다.

미디어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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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오후, 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쳐화면

조선일보가 한면을 털어 네티즌들에 반격을 하더니 이제 포털쪽으로 전선을 이동하였나보다.

경제5단체까지 나서고, 광고주협회가 나서서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논리적 비약을 하는걸 보면 다급해지긴 한건가?

이는 자연스럽게 인터넷 공간에 대한 통제 필요성으로 귀결될게 뻔하다. 또 한번의 인터넷 권력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정치 권력에 언론 권력이 가세해서 인터넷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통제하고 싶은데 인터넷 자체가 손에 잡히지 않는 광활한 바다인지라 가장 건드리기 쉬운 포털 사이트를 타켓으로 삼는다. 때마침 촛불 시위의 진원지로 포털 다음의 아고라가 지목받고 있는 시기이다.

조중동이 이렇게 나서는 것은 이념 혹은 정치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이게 자신들의 생사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동안 누려왔던 미디어로서의 권력을 뺏기고 싶지 않은 이유 때문이다. 조선일보와 같은 전통 매체는 방송통신융합의 시대에서 포털과 필연적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누가 이 인터넷 권력전쟁에서 승리할 것인가? 미디어 권력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
조중동이? 아니면 포털이? . . .

아니다.
미디어 권력은 이제 분산되어야 하고,
각각의 분산된 권력들은 우리들이 자유롭게 나눠가져야 한다.
각자에게 부여된 미디어 권력을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은
우리가 진정 원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연결되어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금 시작된 인터넷 권력 전쟁에서 소외되지 않는 것이고,
뒷방 한구석 차지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부여해준 권력을 철저히 분산시켜 우리가 나눠가지는 것이 1차 목표이고,
이 권력을 어떻게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행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2차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조중동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되고,
그래서 날뛰는 것이다.




<ps> 사족 . . . . 포털과 관계된 이슈는 앞으로도 끊이지 않게 계속 나올 것이다. 포털의 역기능이건, 순기능이건간데... 그 시기에 시민들의 목소리가 꼭 필요하다. 왜냐하면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포털 서비스가 이미 사적 기업의 영역을 넘어 공적인 영역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대로 미디어 권력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털과 관계된 영역은 시민사회가 꼭 챙겨야 할 곳이다. 그런데.... 그 일을 너무 쉽게 놔버린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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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네티즌 불매운동이 경영활동을 저해한다고?

    Tracked from 낮은표현 in Tistory 2008/06/19 00:06  삭제

    경제5단체, 소비자가 만만해 보이나? 경제5단체가 보수언론에 광고를 싣는 기업에 대한 네티즌 불매운동에 대해서 공격하고 나섰다. 내용인즉 네티즌이 벌이는 불매운동으로 인해 경영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으니 포털에서 검열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NHN(네이버), PARAN, 디씨인사이드, 네이트, 야후코리아, 다음 등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업체들에 보낸 공문을 통해서, "신문, 방송, 인터넷 포털 등 다양한 매체의 광고는 기업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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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까미 2008/06/18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굼벵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더니, 똥물 속에서 통통히 살이 올라 자기가 용인줄 아는 구데기도 밟아주니 요동을 치는군요.

    • BlogIcon 아신 2008/06/18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그냥 굼벵이였으면 좋겠는데, 저들은 정말 질긴 굼벵이라는게 문제지요. 일제시대 때부터 끈질기게 목숨 연명하면서 살아있는....

    • BlogIcon 단군 2008/06/18 2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끈질긴 목숨도 이제 시한이 되었나 보군요...어용 언론은 이제 뿌리째 뽑혀야할 때이라고 생각되는군요...

  2. 안티굼벵 2008/06/19 1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굼벵이가 무섭나요? 더럽지.. 이제 장 담급시다.

마침 리눅스형 리더십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노무현 당선자를 두고 이렇게 표현한단다. "모든 소스를 공개하고 정보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된 상태에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 조금씩 발전시키고 함께 이뤄나가는 리더십"이 바로 리눅스 리더십이란다. 위 문장에서 '리더십'이라는 말만 '시민운동'으로 바꿔보자.
"모든 소스를 공개하고 정보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된 상태에서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참여해 발전시키고 함께 이뤄나가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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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위키백과사전

단체의 창립 초기에 리눅스형 운동과 MS형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모든걸 다 만들어놓고 '자 이런 운동 만들어놨으니까 너그들은 여기 참여해봐라'라고 주장하는 MS형 운동방식과 아이디어를 던져놓고 '이런 운동을 할려고 하는데 언제, 어떻게, 누구와 함께 진행하면 좋을까요"라고 제안해나가는 리눅스형 운동 말이다.

수평적 네트워크와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시민운동은 다른 말로 하면 바로 위에서 말한 리눅스형 운동을 말한다. 리눅스 정신의 핵심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개방성, 그리고 공동으로 생산한 결과물을 공동으로 이용한다는 공유의 정신에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시민운동은 이러한 정신에 기초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운동의 정신이자 원칙인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온 인터넷의 힘, 네티즌의 힘, 가상공간의 역동성은 우리의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것들이었다.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자신의 생각을 디지털 기호로 표현하지 않으면 그것은 공상에 불과하다. 공상도 디지털 네트워크에서는 디지털 기호로 -- 그것이 텍스트든, 영상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 표시될 때만 공상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시민들을 강당에 앉혀놓고, 거리에 불러놓고 마이크잡고 이야기하는 시대는 지났다.

마이크줄을 타고 앰프로 전달되는 아날로그 소리는 디지털 네트워크에 흘러다니지 않는다. 토론회, 강연회, 집회와 시위 때 한 이야기를 디지털 기호로 전환시켜서 유통시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한 일에 대해 기록하지 않을 때 디지털 네트워크에서는 그것은 '하지 않음'으로 기록된다. 다시금 디지털 네트워크에 맞는 운동방식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체크해보는 기회를 갖자. 그동안 우리의 행적을 드러내면서.

<시민운동, 인터넷에서 살아남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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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리처드 스톨만 사인회 다녀왔습니다.

    Tracked from 랜덤여신의 폐인모드 2008/01/19 22:57  삭제

    Emacs에게 축복을, Vi에게 저주를!리처드 스톨만(Richard Stallman)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트롤(게시판에서 난상 토론을 일으키는 사람)입니다. 어제, 스톨만이 연세대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높으신 분을 직접 뵙기 위해 저도 가 보았답니다. 스톨만은 자유 소프트웨어 진영과 리눅스에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입니다. GNU를 만들고, GNU 도구를 만들고, GPL도 만들고... 한 일이 많아요. 그러나 그의 성격은, 좋게 말하면 직...

  2. Subject : RSS 사용료 논란, '원소스 멀티유스'의 관점에서 접근하자

    Tracked from '뉴스로그-시즌2' 팀 블로그 2008/01/20 01:21  삭제

    개인적인 일로 며칠 지방에 다녀온 사이, 언론사의 RSS FEED 이용 문제를 두고 블로고스피어에서 한차례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최초의 관련 포스팅 "RSS에 사용료를 요구하는 인터넷한겨레") 몇 시간에 걸쳐 열심히 링크를 좇다보니, 많은 블로거가 정말 칼같은 의견들을 개진하고 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해결방안 또한 자연스럽게 도출되면서 이제는 모종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인상이다. 이런 게 블로고스피어의 힘이고 집단지성으로 대표되는 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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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랜덤여신 2008/01/19 2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제로 리눅스와 오픈소스의 지도자인 리처드 스톨만의 행적을 보면 좌익적인 측면이 있지요.

    관련 트랙백 남깁니다.

    • BlogIcon 아신 2008/01/19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든 - 사실 모든은 아니지만요 - 기술에는 거기에 맞는 철학이 따라다니죠.. ^^ 리눅스... 자유소프트웨어.. 매력적입니다.

  2. BlogIcon A2 2008/01/19 2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눅스형 시민운동 재밌게 읽었습니다. ^^

전통적인 여론형성 방식, 언론을 통해 국민의 여론을 움직이고, 단체의 지향을 실현시키려는 방법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2002년은 전통적인 여론형성 방식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가고 있다는 흐름을 일깨워주는 한해였다. 최세진씨가 지적했던 것처럼 2002년 사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던 이슈들은 대부분 인터넷상에서 여론화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대중을 직접 상대한다고 했지만 사실상의 홍보와 선전은 對언론에 치우쳐 있었다. 언론이 여론을 형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던 시대는 갔다. 언론의 여론형성 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 기능은 약화되었고, 여론을 반영하는 기사, 특히 온라인 여론을 따라가는 기사들의 비중이 많아지고 있다. 2002년 대선을 조중동 對 인터넷의 대결이라고 할 정도로 인터넷 여론의 힘은 커졌다.

초창기에 인터넷에 열광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 미디어적 속성 때문이었다.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 유통업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현실적으로 오마이뉴스는 장미빛 전망을 현실화시켜준 적절한 예이다. 오연호 대표이사는 대선이 끝난 시점에 "언론권력 교체되다"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 아니 그 이전에 기자가 누구이고 기사는 무엇인가에 대한 공식부터 파괴했다. 그들은 독자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뉴스 생산자가 되었다."

정보의 생산은 독점할 수 없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이러한 인터넷의 기본명제를 잊고 있다. 100% 그랬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시민단체는 정보의 생산자였고, 인터넷은 유통업자였고, 회원과 네티즌은 소비자였다. 21세기는 정보에 의해 모든게 좌우된다고 했거늘 시민단체들은 분에 넘치게 나만이 정보 생산자임을 자처했다. 그러다보니 결국 생산되는 정보의 양은 작고, 질은 네티즌의 눈높이에 맞추질 못했다.

시민단체들은 정보 생산자의 역할을 회원에게, 네티즌들에게 넘겨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홈페이지의 탑공간을 네티즌들에게 넘겨주기에는 그들의 정보에 대한 신뢰가 너무 약하고, 과연 그렇게 우리 집 공간을 내주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회의가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3년 전, 위험하게 똑똑한 조갑제를 상식을 갖춘 수많은 네티즌이 이겼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이런 흐름은 큰 강물이 되어 대세를 이루고 있다. 3년전 산속 계곡에서 물줄기를 따라 서서히 내려오고 있던 시미단체들을 누군가가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까지 데려다놓아 버린 것이다. 미쳐 준비도 안되어 있는데..... 바로 네티즌들이. 그래서 허망하다고 해야 하나. 다시 계곡으로 올라갈 수도 없고, 바다에 빠져죽을 수도 없고, 이 흐름에 몸을 맡기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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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개편전략에서 이게 핵심이다. “조직을 넘어서”
홈페이지를 우리 조직의 내용들로만 가득 채워놓을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도대체 누구인가? 앞서 이야기한 광장형 홈페이지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 조직의 이름에 국한해서 홈페이지 전략을 짰을 때 여전히 우리는 부족한 방문자수에 실망하고 서로 호흡하고 소통할 네티즌들이 홈페이지 안에 존재하지 않음에 절망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몰 중의 하나인 아마존은 단순히 서적만을 판매하는 곳은 아니다. 아마존은 서적, 음반, 장남감, 오락과 같은 분야에서 여전히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마존의 슬로건은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여기에서(On the Shelf)"다. 이 관점을 기본으로 서적에서 출발해 장난감, CD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혹자는 이를 문어발식 확장이라고도 한다. 좋게 말하면 수평적 확장형 비즈니스 모델이라고도 한다. 국내의 대표적인 인터넷서점인 YES24, 알라딘에서 꼭 책만 팔지는 않는다. 책만 팔아가지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DVD, 소프트웨어, 가전제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만약 한가지 이슈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단체를 지향한다면 굳이 조직을 넘어서라는 웹전략을 짤 이유는 없다. 하지만 비록 우리가 지금 그 분야의 운동을 집중하고 있더라도 우리의 지향점이 그 분야를 넘어서는 그 어떤 것이라면 우리는 “운동”이라는 큰 관점으로부터 출발하는게 옳다.

자신의 영역이 분명한 운동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환경운동이 환경단체만의 몫이 아니듯, 예산감시운동도 예산감시단체만의 몫이 더 이상 아니다. 운동은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세분화되거나 서로 모아질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관심을 가지고, 미래에 그러한 가치를 궁극적으로 실현할 사람들은 참여연대에도 있고, 서프라이즈에도 있고, 오마이뉴스에도 있고, 조선일보에도 있다. 지금 당장은 조직이라는 테두리 안에만 존재하겠지만 잠재적 수용자는 세상에 고루 퍼져있다.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영역을 최대한 확장하고, 그 안에서 그들의 가치와 경쟁하고, 싸워야 한다. 그래야 인터넷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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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홈페이지에 올리는 정보들은 사실 정보가 아니다. 정보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 주체와 외부의 객체 간의 사정이나 정황에 관한 보고”이다. 즉, 단순한 의미의 데이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보가 대중들에게 우리 사회의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는 도구가 되고,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 정보를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실천할 때 그게 진정한 시민단체가 제공하는 정보다.

누구를 위한 단체의 공식 입장인가?

우리는 홈페이지에 정보를 올리고 있지 않다. 데이터를 올리고 있다. 정보는 그것이 전달되는 방식과 언어가 중요하다. 하지만 데이터에는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 홈페이지에 올릴 성명서나 보도자료, 논평을 꼭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써야 할까. 이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단체의 공식입장인데 꼭 그렇게 써야 되겠어’
‘젊은애들한테는 먹혀도 나이든 사람들한테는 아직 좀 그렇지 않아?...’
‘공동대표나 정책위원장 동의를 얻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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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타가 아닌 정보를 주세요..

의문은 그냥 의문으로 묻어두자. 성명서나 보도자료를 꼭 파격적으로 써야 한다는게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성명서나 보도자료를 전달하고자 하는 1차 수신자는 공무원, 정치인, 언론인, 이해당사자 등이다. 그들에게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전달하면 된다. 그런데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그들과 소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우리가 던진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성명서 쓰기도 바쁜데 언제 또 홈페이지에 올릴 글을 따로 쓰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성명서 그 자체가 최종 목적은 아니다. 성명서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바는 분명하다. 우리가 세계를 얼마나 냉철하게 보고, 체계적으로 분석해내는지를 자랑하기 위해서 성명서나 보도자료, 연구보고서를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대중과 소통하고, 우리의 주장을 설득하고, 우리의 가치를 그들과 함께 실현시키는 것이다.

이에 동의한다면 성명서나 보도자료를 언론사 팩스나 이메일로 전달하고 나서 이제 일 다했다고 손털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그 내용을 좀더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1-2년 전부터 이런 일이 시민단체 내에서 일어나고 있다.(지금으로 보면 2001년, 2002년이다.) 몇몇 단체들의 홈페이지에서 성명서/보도자료가 주요 콘텐츠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기사체 글쓰기가 시작되면서부터이다. 오마이뉴스가 뜨고 나서 생긴 현상들이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고 있지 못하고 있다. 흐름을 주도하기 보다는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과정이 중요하고, 그것은 곧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다.

인터넷에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시한다. 우리가 발표하는 성명서는 결과물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 성명서가 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과정을 통해, 누구의 의사결정에 의해, 누가 작성했는지 알지 못한다. 성명서를 작성하기까지의 숨겨진 이야기, 즉 비하인드 스토리, 인터넷에 모인 대중들은 그런 것에 반응한다. 글을 재미있게 쓰자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네티즌들에게 좀더 정확하고 자세히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고, 그들과 호흡하려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은 대중과 소통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것은 시민단체의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자 신뢰를 얻는 길이다.

한 단체의 커뮤니티에서 작은 파장이 있었다. 미니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이 시민단체들에게 공개질의를 보낸 것이다. 파병반대운동에도 참여하고, 낙선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는 단체들에게 물었는데 요점은 이거다. 파병에 찬성한 의원들은 왜 낙선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냐구. 그 결정을 한 의사결정단위의 회의록을 볼 수 있냐고. 한 단체만 답변하고, 세 단체는 침묵했다. 하지만 미니의 추가질의에는 첫 번째 대답을 한 단체도 답변이 없었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정부와 기업들에게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듯이 시민들은 시민단체에게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뭔가에 떠밀려서 억지로 하는 상황은 민망하다. 흐름을 주도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중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다.

우리는 슬프게하는 것은 또 있다. 시민단체들이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는 컨텐츠라는게 사실 성명서, 보도자료, 논평, 의견서, 이런 것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유인물형 홈페이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홈페이지에 올려진 컨텐츠가 기사체로 쓰여졌건, 딱딱한 성명서체로 쓰여졌건 상관없이 여전히 시민단체의 홈페이지에는 단체의 공식적인 입장만을 알려내는 일방통행식 소통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역할이 그것 아니겠냐고 한다면 현재에 만족하고 계속 유인물만 찍어내면 된다. 그런 상황이 끔찍하다면 웹담당자 뿐만 아니라 모든 상근운동가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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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ww.goodhyun.com

블로깅을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조직이 원하기 때문에 억지로 블로깅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철저히 숨기고 블로깅을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정말 좋아서 블로깅을 하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자신이 속한 조직을 이롭게하기도 합니다.

옆에 있는 사람처럼 단지 "살아 있는 증거를 남기고 싶어서" 블로깅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친구에게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블로깅하는거 어떠냐고 묻길래 "왜? 블로깅해볼려구?"라고 반문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자신의 삶의 기록들을 남기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남들이 다 하니까 따라 하는 사람, 오직 자료 저장 목적으로만 블로깅을 하는 사람, 모든 글을 비공개로 해놓고 개인 일기를 쓰는 사람, 블로그에 붙인 광고로 용돈 벌이라도 해보려는 사람까지. 정말 블로그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도 다양합니다. 생각을 정리하려는 목적도 있고, 제가 조직에서 하고 있는 일을 외부에 알리려는 목적도 있고, 사람들에게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목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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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ww.goodhyun.com

블로깅을 하는 이유에 있어 가장 좋은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나쁜 경우는 있습니다. 바로 억지로 하는 경우입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 한 시민단체가 각 부서별로 블로그 포스팅 실적으로 경쟁을 붙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또 어떤 기업에서는 블로그에 올리는 글의 내용을 상사로부터 결재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블로그 운영의 여러가지 원칙 중 하나는 바로 진솔함입니다. 그런데 블로깅을 하는데 강제성을 부여하거나 "결재"와 같은 불편한 과정이 개입되게 되면 십중팔구 진솔함은 묻혀버리기 마련입니다. 블로깅에 강제성을 붙이면 블로깅한다가 아니라 블로깅당한다가 됩니다. 부디 블로깅을 권유는 할지언정 강제적으로 블로깅하게 하지는 말기를 바랍니다.

또 한가지, 시민운동 조직의 인터넷 담당자들은 운동가가 될 것을 요구받습니다. 이 요구가 부당하지는 않습니다. 시민단체의 인터넷 담당자는 단지 웹디지인이나 코딩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대중을 만나고 대중을 설득하고,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확산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웹운동가여야 합니다. 즉, 시민단체의 웹담당자는 운동에 대한 열정과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웹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나 사무처장은 웹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종종 과분한 요구 혹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요구로 받아들여집니다. 왜 조직의 인터넷 담당자는 운동을 알아야 하는데, 운동의 책임자는 인터넷을 몰라도 되는걸까요? 이 간극을 좁힐 수 있어야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공익적 가치가, 세상을 바꾸는 열정이 만개할 것입니다.




최근에 서울의 구 단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풀뿌리운동 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블로그를 이용한 풀뿌리운동 단체들의 지역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풀뿌리 활동가 몇분을 모시고 <블로그와 운동>에 대해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때 만든 PT자료를 바탕으로 블로그의 개요와 의미, 블로그의 활용 사례, 블로그와 풀뿌리운동 등의 내용들을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블로그에 관심있는 시민사회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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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이승환 2008/01/11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프로그램 같네요. 시간 되면 꼭 가보아야겠습니다 ^^

    • BlogIcon 아신 2008/01/13 1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도봉지역과 하는 그 프로그램은 누군가가 참석을 하는 프로그램은 아닌데요. ^^ 일종의 무형의 프로그램인거죠.. 고맙습니다.

20대가 만드는 젊고 진보적인 공론의 장의 열립니다.
1월 16일부터 18일까지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되는 <대안언론미디어포럼>이 바로 20대가 기획하고, 20대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준비한 행사입니다. 

20 대의 위기를 이야기합니다. 88만원 세대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는 20대들의 목소리를 많지 않습니다. 이번 대안언론미디어포럼을 기획한 대학생들은 20대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 한, 20대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담아줄 언론이 없는 한, 20대의 위기를 영원히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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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재단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기금을 통해 제1회 대안언론미디어포럼를 지원합니다. 다음세대재단이 이 포럼을 지원하는 것은 무엇보다 20대 스스로가 미디어의 객체가 아니라 미디어의 주체로 우뚝서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1월 9일, 다음세대재단에서 진행한 기금 지원 협약식에는 포럼 기획단의 김하나님과 박은현님께서 오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은현님은 3일 동안의 포럼이 끝이 아니라 포럼을 통해 만나게 되는 20대들과 함께 젋고 진보적인 공론의 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제1 회 대안언론미디어포럼에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손석춘 원장과 KBS환경스페셜 PD인 이강택 PD, 미디액트의 김명준 소장, 블로터닷넷의 김상범 대표가 전체 강연을 합니다. 또한 언론개혁, 대안미디어, 뉴미디어, 대학언론사로 분류된 선택 특강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장 활동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함께 토론하는 장이 마련됩니다.

제1회 대안언론미디어포럼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포럼 홈페이지(http://jump20.net/) 에서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본 행사와 별도로 3일동안 부대행사로 독립영화제가 개최되고, 다큐사진 등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부디 이 행사를 준비한 기획단이 꿈꾸듯이 세상을 움직이는 20대들의 새로운 목소리들이 이 포럼을 계기로 넓게 퍼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세대재단 홈페이지 뉴스로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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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사라져 버린 너의 목소리, 우리의 목소리를 되찾아라!

    Tracked from True&Monster 2008/01/21 18:17  삭제

    사라져 버린 너의 목소리, 우리의 목소리를 되찾아라! _ 대안언론미디어포럼에 대한 짧은 글 하나. '88만원 세대' 공포 속에서 떨고만 있을 거야? 너도 들어봤니? 88만원 세대! 무시무시한 유령처럼 대학생을, 20대를 떠도는 단어를! 가히 '20대의 종말론적인 예언서' 같은 그 책은 3만 부가 넘게 팔리면서 많은 이들을 (특히, 대학생, 20대인 너와 나를 -_-) 공포로 후덜덜 떨리게 하고 있지. 그런데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68세대'라는..

  2. Subject : 88만원 세대, 자신의 문제를 사회에 전가하는 20대에게 좋은 핑계

    Tracked from 뉴스로그 2008/02/29 17:05  삭제

    88만원 세대, 대안미디어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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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님이 보낸 블로거뉴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최병성님은 올해 환경재단이 선정하는 2007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었습니다.

환경재단은 선정 이유에서 "자신의 블로그를 활용해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 거주 주민의 환경피해를 지속적으로 고발함으로써 환경부의 공동조사와 정책 전환의 실마리를 이끌어냈다"고 밝혔습니다.


한 사람의 블로거로서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다.

작년 말부터 최병성님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시멘트의 유해성에 대한 글을 꾸준히 작성하고 이를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에 보냈습니다. 2006년 12월 26일, "발암 시멘트가 무죄라고?"라는 글로 시작하여 중금속 시멘트 아이들에게 더 위험하다, 환경오염기업에 친환경상을 주는 이상한 나라라는 글을  보냈고, 이 글들은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의 메인페이지를 장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7년 1월 29일, 환경부는 다음에 개설한 환경부블로그를 통해 환경부 시멘트 소성로 관리개선 추진계획이라는 글로 이에 화답합니다.

한 블로거의 글에 대해 환경부가 공식 답변을 한거지요. 이에 대해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팀은 블로거 고발 포스트에 정부기관 또 답변이라는 글을 통해 블로그가 이미 미디어로서 기능하고 있고, 일부 블로거가 저널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를 내렸습니다.

쓰레기 시멘트, 한가지 이슈에 대한 1년 반동안의 블로깅

이것만으로도 사실 대단한 일입니다. 언론사도 아니고, 많은 전문가와 환경운동가들이 있는 환경단체도 아닌 한 블로거의 고발성 글이 정부 기관의 공식적인 개선 대책을 이끌어냈으니까요. 환경단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그간의 경험으로 봤을 때 관련 자료를 수집, 내부적으로 검토,분석하여 토론회를 열었거나 환경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거나 공개질의서를 보내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해봅니다. 그러한 내용들은 언론사에 보도자료로 배포되었을 것이고, 나중에서야 그 보도자료를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올렸겠죠.

최병성님의 블로그를 통한 이슈 추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환경부의 개선대책이 나온 이틀 후인 2007년 1월 31일, 최병성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환경부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라! 라는 반론의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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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도 최병성님은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쓰레기시멘트 언론이 침묵하는 이유, 일본 유해폐기물 식민지로 전락한 대한민국, 사실 은폐와 거짓말 반복하는 환경부와 같은 글들을 지속적으로 올립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지 1년 반만에 드디어 환경부로부터 쓰레기 시멘트에 대한 전면 재조사 방침을 받아냅니다.

환경부 전면 재조사 방침이 난 이후에 최병성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깁니다.


[....] 그동안 대부분의 언론이 쓰레기시멘트 문제에 침묵하였습니다. 아니 침묵 정도가 아니라 시멘트 기업을 위해 노골적으로 쓰레기시멘트 찬양 기사를 썼습니다. [....]  그러나 아무 힘도 없는 제게 ‘미디어 다음 블로거뉴스’는 세상 그 무엇보다 큰 응원군이었습니다. [....] 

사실 매주 쓰레기시멘트 기사를 하나씩 올릴 때마다 “이번 글을 또 메인에 올려줄까?”하며 의구심이 들기도 했고, “기사가 몇 번 올라가다보면 ‘다음’도 환경부의 압력을 받을테니 앞으로는 힘들거야”라고 제 자신 스스로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걱정은 언제나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기사로서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만약 미디어 다음 블로거뉴스가 없었다면?”이란 생각을 종종해 보았습니다.[.....]  만약 다음 블로거뉴스가 없었다면 한 달 두 달 외치다 스스로 지쳐 포기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제가 아무리 쓰레기시멘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외친들, 누가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요? 

저의 작은 외침을 세상의 변화를 위한 큰 힘으로 바꿔준 것은 바로 ‘다음 블로거뉴스’였습니다. 저는 작은 불씨를 켰고, 다음 블로거뉴스는 그 작은 불씨가 세상을 태우는 큰 불길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쓰레기시멘트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또 다른 원동력은 네티즌 여러분입니다. [.....] 언제나 똑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지겹다 아니하고, 오리혀 격려해주고 응원해 준 네티즌들의 힘이 바로 오늘 승리의 힘이 되었습니다. [.....] 

비록 시멘트공장 관계자들의 악성 댓글들이 많았지만, 네티즌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였고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쓰레기시멘트의 개선을 위해 함께할  ‘한글로’님과 ‘몽구’님 등을 비롯해 멀리 외국에서까지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ssamba'님과 ‘bulepango'님처럼 많은 블로거 동지들도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 

요즘 미디어 다음의 제 블로그 기사들을 신문.방송 기자와 피디들이 공부를 하고, 또 기사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 ‘미디어 다음 블로거뉴스’와 ‘블로거’들과 네티즌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블로거, 네티즌, 그리고 미디어 플랫폼의 관계

이 글을 통해 우리는 블로그와 미디어의 관계이 있어 몇가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최병성님이 제기한 이슈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들이 침묵했다는 사실입니다. 인터넷에서 이슈가 된 이후에는 오히려 최병성님의 블로그가 기자와 피디들이 기사를 쓰는 원소스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침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슈화가 되었다는 사실은 언론을 통한 이슈화라는 전통적인 방식이 더 이상 유일한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번째는 미디어 플랫폼과 네티즌들과의 관계입니다. 최병성님의 글들은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에서 꽤 여러번 메인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 편집팀의 의지도 간과할 수 없겠지만 블로그가 미디어로 기능할 수 있게 해주는 미디어 플랫폼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즉, 한 사람의 블로거가 대중을 직접 상대로 할 수 있고, 기자나 단체와 동등합 입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네티즌들의 지지와 격려는 필수 조건입니다.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 편집팀의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네티즌들의 지지와 격려가 없었다면 이렇게 지속적으로 최병성님의 글을 메인화면에 뽑아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편집팀에서 메인에 뽑아줬기 때문에 많은 네티즌들의 지지와 격려가 있었던 것이다"와 "네티즌들의 격려와 지지, 추천이 있었기 때문에 메인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었다"라는 어찌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논쟁은 과연 제대로 된 네티즌에 의한 완벽한 평판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느냐, 미디어로서의 집단지성에 의한 민주주의가 가능할 수 있느냐라는 고민거리를 던져주긴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이 먼저냐는 문제를 떠나 둘 사이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묶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닭이 없으면 달걀도 없고, 달걀이 없으면 닭도 존재할 수 없듯이  미디어2.0 플랫폼(운영자)과 네티즌들의 관계는 그렇게 설명될 수 있고, 이 관계가 전통적인 미디어에 의한 이슈 확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옳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와 정의에 대한 강한 믿음

최근에 환경재단에서 "2007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고 난 후 최병성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나를 울린 한통의 편지"에서 한 신문사 기자의 편지를 공개합니다. 이 기자의 편지에는 에린 브로코비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 에린브로코비치는 그저 변호사의 잔심부름을 행하는 이혼녀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미국 역사상 최대의 환경 소송을 승리로 이끌 수 있던 것은 옳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와 정의에 대한 강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한 개인이, 소수자가 집단을 상대로 거대 권력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고 성공 가능성 또한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잘 싸우셨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더 많은 일들에 대해서도 부디 용기 잃지 마시고 약자들의 편에 서주시길 바랍니다. 아랍 속담에 햇볕만 드는 곳은 사막이 된다죠. 반대로 그늘만 있는 곳